특별기획 - 24절기 이야기 24절기 우수

2018-02-14 조회수 :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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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수;24절기
한 해를 준비하는 봄의 길목
우수

재생시간 :4분3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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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열기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뜻의 우수.

우수는 24절기 중 두번째 절기로 양력 2월 19일에서 20일, 음력으로는 정월에 들며 태양의 황경이 330도 이를 때다.

옛날 중국사람들은 우수 후 15일을 5일씩 3으로 나눠 계절적 특징을 나타냈다.

첫 5일간인 초후에는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다 늘어놓고 중후에는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며 마지막 5일간인 말후에는 초목에 싹이 튼다고 하였다.


'우수 경칩에 대동강물이 풀린다' 라는 속담이 있다.

이 무렵이 되면 얼음 밑을 흐르던 계곡물이 보이기 시작하고 봄 기운이 언 땅을 헤집고 나온다.

따스한 햇살에 장설이 녹고 쑥부쟁이나 냉이에 싹이 돋는다.

하지만, 밤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간혹 눈이 쌓일때가 있다.

그러나 기승을 부리는 꽃샘추위도 잠시, 계절은 '우수 뒤의 얼음같이' 이내 봄을 향해 치달아간다.


농한기인 마지막달인 이 무렵쯤에 우리 조상들은 장을 담갔다.

장은 담그는 달에 따라 정월장, 이월장, 사월장이라 부르는데, 장이 상하거나 변질의 염려가 적은 이무렵에 담근 정월장을 최고로 여겼다.


세시풍속으로 설날과 정월대보름이 있다.

요즘도 정월대보름날 밤이나 호두 등을 먹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를 부럼깨기라고 한다.

<자막>부럼깨기 - 밤이나 호두, 잣 등 딱딱한 견과류를 깨먹으면 부스럼 예방과 치아가 튼튼해진다고 여겨 행해진 풍속


우수는 정월대보름과 시기가 비슷하여 오곡밥을 지어먹기도 했다.

<자막>오곡밥 - 곡식의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로 여러 곡식을 섞어 지은 잡곡밥, 정월 대보름의 오곡밥은 풍농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어 농사밥 이라고도 한다.

오곡은 각각의 곡식을 총칭해 일컫는 말로 옛 조상들은 오곡밥을 얻으러 사람들이 많이 와야 일꾼이 많이 생기고 풍년이 든다고 믿어 여러 집의 오곡밥을 서로 나눠먹기도 했다.


이 무렵은 계절별 특성상 건조한 날이 많다.

농번주의 사회에서 물 가뭄은 곧 한해 농사에 실패와 직결된다해서 농부들은 이 무렵에 내리는 눈을 '봄눈(春雪) 혹은 복눈(福雪)이라고 해 한 해의 길조, 풍년의 징후로 여겼다.


우수의 봄바람에 겨울철새들이 길떠날 채비를 서두르면 농민들의 일손도 덩달아 바빠진다.

농가에서는 쟁기나 곡괭이 등의 각종 농기구를 손질하고 산밭을 갈며 논, 밭두렁을 태운다.

지금은 점차 사라져가고 있지만 논, 밭두렁 태우기는 둑이 무너지는 것을 막고 농약이 변변찮던 시절 병충해를 없애 보다 많은 수확을 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풍습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농부들은 지난 해 받아놓은 씨앗들을 확인해 없는것을 미리 챙겨놓는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 조상들의 삶의 지침서라 할 수 있는 농가월령가에 잘 나타나 있다.

<자막> 농가월령가 정월령 중

정월은 맹춘(孟春)이라 입춘(立春) 우수(雨水)절기로다.

산중간학(山中澗壑)에 빙설은 남았으니 평교 광야에 운물(雲物)이 변하도다.

......(중략)........

일년풍흉(一年豊凶)은 측량(測量)치 못하여도

인력(人力)이 극진(極盡)하면 천재(天才)는 면(免)하리니

제각각 근면(勸勉)하여 게을러 굴지 마라.

일년지계재춘(一年之計在春)하니 범사(凡事)를 미리하라.

봄에 만일 실시(失時)하면 종년(終年)일이 낭패되네.


입춘이 몰고 온 봄길목에 들어 선 우수.

농가월령가에서 보듯 우리 조상들은 입춘과 함께 우수를 농사는 물론 마음가짐까지 한해의 첫 단추를 잘 꿰야하는 중요한 시기로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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