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 24절기 이야기 24절기 추분

2017-09-12 조회수 :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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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절기 추분
마음마저 풍성한 가을걷이의 시작
추분

재생시간 : 3분5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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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열기
새해를 준비하는 가을걷이 추분

24절기 중 16번째 절기인 추분은 양력 9월23일, 음력으로는 8월중이다.

이날은 태양이 황경 180도의 추분점에 이르러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진다.

덥고 추운것도 추분과 춘분까지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두 절기가 추위와 더위의 변환점이란 인식에서 비롯된 말로 곧 추분이 지나면 밤이 점차 길어지기 때문에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전해져오는 말로 추분이 지나면 우렛소리 멈추고 벌레가 숨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여름에 자주 나타났던 천둥이 멎고 벌레들도 둥지의 입구를 흙으로 막아 겨울을 대비한다는 말로 완연한 가을로 접어든 이시기의 징후를 잘 나타내고 있다.


가을이란 가을걷이 곧 추수를 하는 시기이다.

추분을 즈음하여 논밭의 곡식을 거둬들이고 목화를 따고 고추를 말리는가 하면 겨울내 먹을 각종 나물들을 말리느라 농부들의 손길은 한시도 쉴 틈이 없다.

이렇게 분주한 우리 조상들의 가을나기는 정학유의 농가월령가에 잘 소개되고 있다.

<자막>농가월령가 8월령 중

팔월이라 한가을 되니 백로 추분 절기로다

..(중략)..

온갖 곡식 열매 맺고 결실을 재촉하니

들에 나가 돌아보니 힘들인 보람 나타난다

온갖 곡식 이삭 패고 무르익어 고개 숙여

서쪽 바람에 익는 빛은 누런 구름처럼 일어난다

흰눈 같은 면화송이 산호 같은 고추송이

치마에 널었으니 가을볕에 맑고 밝다

안팎 마당 닦아 놓고 발채 망태기 장만하소

면화 따는 바구니에 수수이삭 콩가지요

나무끈 돌아올 때 머루 다래 산과일이로다

뒷동산 밤 대추는 아이들 차지구나

아람 모아 말리어라 때가 되면 쓰게 하소

명주를 끊어 내어 가을 햇볕에 말리우고

알록달록 물들이니 울긋불긋 색색이라

부모님 나이 드시니 수의를 지어놓고

나머지는 말려 놓아 자녀의 혼수하세

집 위의 단단한 박은 쓸만한 그릇이다

댑싸리 비를 매어 타작할때 쓰오리라

참깨 들깨 거둔 뒤에 일찍 여문 벼 타작하고

..(하략)..


추분무렵이 되면 우리 조상들은 바람을 보고 이듬해 농사를 점쳤다.

이날 건조한 바람이 불면 다음해 대풍이 들며 바람이 건방이나 손방에서 불면 다음해에 큰 바람이 몰려오고 감방에서 불어오면 겨울이 몹시 춥고 비가 적게오면 길하고 낭이 개면 흉년이라고 여겼다.

또한 사일앞에 추분이 들면 쌀이 귀하고 뒤에 있으면 풍년이 든다고 여겼다.


흔히 가을의 청명한 날씨와 풍성함을 일컬어 천고마비 책읽기에 더 없이 좋은 시기라 하여 등화가친이라 빗대어 말하기도 한다.

<자막>천고마비(天高馬肥)하늘은 높고 말이 살찐다는 뜻으로 하늘이 맑아 높푸르게 보이고 온갖 곡식이 익는 가을철을 이르는 말

<자막>등화가친(燈火可親)등불을 가까이할 만하다는 뜻으로 서늘한 가을밤은 등불을 가까이 하여 글 읽기에 좋음을 이르는 말

하지만, 추분에 가을이 지나면 곧 찬서리가 내리고 한해는 겨울을 향해 내달린다.


중국의 역서인 여시춘추에는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지는 때를 맞아 도량형을 바로잡아야한다고 기록되어지고 있다.

이는 아마도 한해의 수확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다음해를 준비해야한다는 추분이 주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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